시 소개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설명이성복 시인의 남해 금산은 그의 첫 시집인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에 수록된 작품으로, 사랑의 아픔과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이 시는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으며, 시 속에서 돌은 사랑의 아픔과 슬픔을 상징하는 소재로 사용되었다. 화자는 돌 속에 묻혀 있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의 사랑으로 인해 자신도 돌 속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어느 여름 비가 많이 오는 날, 그 여자는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가게 ..
시 소개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이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 밤 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설명김춘수 시인의 '꽃을 위한 서시'는 꽃을 소재로 한 시다.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꽃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아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는 화자의 노력을 그려내고 있다. 꽃을 통해서 상징과 은유가 사용되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독자들은 이를 통해 화자의 내면세계를 깊이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음악적인 리듬과 ..
시 소개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죽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기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설명황지우 시인의 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1983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군사정권 시절의 억압적인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시이다. 이 시는 영화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일어나는 일을 묘사하고 있으며, 화자는 ..
시 소개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설명조지훈 시인의 '낙화'는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노래한 작품으로, 절제된 감정과 차분한 어조가 특징이다. 작품 속 화자는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며, 꽃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서글픔과 우울함을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연의 섭리를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드러나며, 삶의 무상함과 비애를 느끼게 해 준다. 시 감상우선 전체적은 시를 구성하는 ..
시 소개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듯한 볼을 씃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ー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ー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설명윤동주 시인의 '소년'은 1939년 9월에 발표된 작품으로, 사춘기 소년의 순수한 사랑을 담고 있는 시다. 시상의 전개가 연쇄 반복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소년의 구체적인 체험과..
시 소개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설명김영랑 시인의 '내 마음을 아실 이'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알아줄 임에 대한 간절한 기대와 그런 임이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호소력 있게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 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낭만적, 유미적, 서정적- 특징: 독백적, 고백적, 수미상관의 구성- 주제..
시 소개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서 그 그림자들 거느리고 일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
시 소개꽃게가 간장 속에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꿈틀거리다가 더 낮게더 바닥 쪽으로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버둥거리다가어찌할 수 없어서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한때의 어스름을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불 끄고 잘 시간이야 설명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은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통해, 꽃게의 죽음과 그 과정에서의 모성애를 그려낸 시이다. 이 시는 꽃게의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주며, 꽃게의 모성애를 통해 가족과 사랑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다. 2008년 출간된 안도현 시인의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에 이 시가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