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김소월 - 초혼

김소월 초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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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설명

김소월의 초혼은 한국의 전통적인 연례의 한 절차인 '고복의식'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서러움, 안타까움 그리고 고통 등을 드러낸 시다.

 

7·5조의 3 음보를 바탕으로 시는 이루어져 있다. 과감하게 느낌표를 사용했고, 과감하게 중복문장을 활용해서 자신의 슬픔이 극한에 치달았으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이 슬픔을 남김없이 토해내고 있다는 게 눈에 선하게 보인다.

 

시의 하자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서 깊은 슬픔에 빠졌고, 그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올 수 없는 그녀를 돌아오길 기원한다. 하지만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에 끝끝내 절망하고 자신도 돌이 되어 영원히 그녀를 부르고 기다리겠다는 맹세가 엿보인다.

 

시 감상

개인적으로는 절제하지 못한 그의 슬픔에 공감이 가면서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면? 저렇게 시를 표현할 수 있을까? 나라면 더욱더 담담해지고 절제해서 표현할 것 같다. 슬픔은 다 드러내지 않고 여운이 남길 때 더 슬프다는 것을 살면서 느끼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김소월시인은 영원히 32세로 남아있다. 나보다 10살이 어리다. 어렸다고 생각을 하니, 절제 못하는 감정들이 이해가 가긴 한다.

 

불러도 대답없는 너지만, 조용히 네 이름을 불러본다.

사랑한다는 말 제대로 못해주고 널 보냈다는 게, 너무 후회가 된다.

 

네가 떠난 그날에, 하늘이 구멍난 듯 비가 내렸다.

꼭 네가 날 원망하듯이 날 때리는듯하다.

 

슬프다. 아니, 서럽다.

아니, 정확히는 미안하다.

미안해서 널 부르지도 못하겠다.

가는 길 내가 힘들게 할까봐.

 

조금만 기다리면

아주 조금만 참아주면

맨발로 달려가서 널 안아줄게.

그땐, 마음껏 안고, 마음껏 부르고, 마음껏 사랑할게.

 

이젠, 가거라.

 

이 것은 김소월의 초혼을 감상하고 나도 화자가 되어 순간적으로 시를 써봤다. 시의 감상은 나의 자작시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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