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김춘수 - 꽃

김춘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개인적인 해석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인 물음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도 가끔 한다. 이 물음의 대답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고 나만 내릴 수 있는 것이기에 어떨 땐 불안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욱더 답을 내리기 어렵고 힘들다.

 

단 한사람에게만이라도 그저 지나가는 시간 속에 사람이 아니라 영원히 기억되고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당신일지라도, 당신은 그렇지 않다면 나는 얼마나 억울하고 괴롭고 의미가 없어질까?라고 생각하며 시를 읽어보니 시 속 화자의 마음을 알겠다.

 

시가 진행됨에 따라 간절함이 절규에 가까워지는건 나만 느끼는 느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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