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개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림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설명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 4월 혁명과 동학농민운동의 순수한 정신을 기리고, 외세에 의존하지 않는 통일을 염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참여 시이다. 이 시는 '껍데기'와 '알맹이'라는 대조적인 시어를 사용하여, 부정적인 세력과 순수한 정신을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껍데기'는 허위와 가식, 외세와 무력 등을 상징하고, '알맹이'는 순수한 민족의 정신과 역사적 진실을 상징한다.
직설적이고 강렬한 표현과 반복적인 구성으로 인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화자의 강한 의지가 하나도 숨김없이 잘 드러난다. 신동엽 시인은 해당 시를 통해서 역사적 현실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
시 감상
가장 먼저 느껴지고 크게 느껴지는 것은 슬픔이다.
강한 어조와 단호한 태도가 보여주고 있지만 아무리 노력하고 일깨워도 '그러지 못함'과 '그럴 수 없음'이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말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역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나타낸다.
나는 아무리 말해주고 이야기해 줘 봤자 듣는 입장에서 별 생각이 없고 흘려들으면 그것만큼 비참한 것이 없다. 그래서 나는 절절히 당신의 말을 듣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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