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개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을마나크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다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던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낼룽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물어뜯거라, 원통히 물어뜯어,
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 방초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듯...... 기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까부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크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 스며라! 배암
우리 순네는 스물 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은 입술......
스며라! 배암.
설명
서정주 시인의 시 화사는 1941년에 발간된 그의 첫 시집인 '화사집'에 수록된 작품으로, 토속적이고 관능적인 세계를 그린 시다. 이 시는 강렬한 색채와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으며, 뱀, 여인, 꽃 등의 소재를 사용하여 관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역설적인 표현과 언어의 유희를 통해 시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 뱀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이 시에서는 유혹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 뱀과 함께 등장하는 여인은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뱀과 여인의 결합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생명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 꽃은 뱀과 여인의 결합을 통해 탄생한 존재다. 붉은 색의 색채와 더불어 강렬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이슬은 뱀의 생명력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존재로, 이 시에서는 뱀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 푸른 하늘은 뱀의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존재로, 이 시에서는 뱀의 초월적인 모습을 강조한다.
시 감상
시가 굉장히 어렵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략적인 짐작은 하지만 확답을 내릴수 없다. 여기서 화사느 꽃뱀일 것이다. 그리고 꽃뱀이 상징하는것은 아름다운 자태를 통한 유혹, 그리고 화자는 그 유혹이 파멸임을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의 욕망과 본성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보인다.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너무나도 위험한 꽃뱀 '화사'를 통해 화자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싶었는지도 모른다. 욕망이라는 것은 결국 그 끝은 죽음과도 같은 깊은 절망이라는것을 알려줌으로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한계를 생각하게 만들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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