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개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설명
박목월 시인의 청노루는 194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비교적 그의 초기시에 속한다.
현실과 단절된 이상적 세계의 그윽한 평화와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어의 선택과 배열이 매우 절제되어 있으며, 간결한 언어와 민요적 리듬 속에 이상화된 전원 세계를 담고 있다. '청노루', '청운사', '자하산' 등의 시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인 자연물로, '마음의 자연'이라는 환상적인 자연물을 창조하고 있다. 특히나 '청노루'의 삶과 같은 경지는 시적 자아가 현실을 떠나 은거하는 생활을 추구하는 이상 세계로,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미를 표현하는 탈속한 색채를 지니고 있다.
시 감상
내가 느끼기에 이 시는 한 폭의 그림같다. 시를 읽고나면 하나의 그림이 내 머리속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노루가 왜 굳이 청노루일까? 왜 굳이 존재하지 않는 청색의 노루여야만 할까? 위의 설명에서도 볼수 있듯이 청노루는 물론 청운사나 자하산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이라는것을 보면 아마도 이것은 시의 화자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껴진다.
시에서는 나와있지만 않지만 혹독한 시련(겨울)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욱더 바라마지 않던 이상(봄)이 간절했을지도 모른다.
청노루는 본인의 투영되었거나 본인으로 보인다. 이제는 다시는 겨울로 돌아가고싶지 않기에 푸른노루가 되어서 살아가고싶은 소망이 절절하였을테지만 은은하게 그려냈다.(그래서 더 대단하다. 간절하고 구구절절하면 시의 표현에서 분명히 드러냈을텐데 그것마저 참아냈다. 박목월 시인의 성격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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