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류시화 -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삶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시인 소개

1958년생으로 많은 분들이 여성으로 오해하지만 본명은 안재찬이다. 류시화는 안재찬 님이 작품상에서 쓰는 필명이다. 그리고 남성분이시다. 독자층에서는 필력이 좋아 대학생이나 젊은 층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고 선호하는 시인이다. 그 때문에 서점가에서 류시화의 시집은 물론 번역물까지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많다.

 

 

 

▷감상평

길 위에서의 생각을 읽은 순간 딱 든 생각은, 삶을 만족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나는 항상 불평, 불만 투성이었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고쳐나가도록 해야겠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결국 뒤돌아보면 그리워할 추억들이다. 살아보면서 느꼈다. 그때 순간순간을 느끼고 즐기고 만족하고 기뻐해야 된다. 그런 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엔 그 자체로 행복한 삶이었다고 나중에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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