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개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설명
윤동주의 편지는 1936년에 창작된 시다. 해당 시는 윤동주의 어린 시절에 죽은 누님을 그리워하며 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편지의 내용은 겨울에 내리는 눈을 보면서 눈이 오지 않는 누님을 떠올리며, 편지를 통해서라도 눈을 담아서 보내주고 싶은 화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편지라는 시는 윤동주의 감수성과 그리움이 잘 표현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을 자극시킨다.
시 감상
남매간의 우애가 얼마나 깊었는지 짧은 시임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시에서 눈은 항상 차가움, 시련, 고통, 고난 등을 대표하는 단어이지만, 여기서의 눈은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추운 겨울의 혹한기의 날의 연상되는 시임에도 불구하고 난로 앞에 있는 것처럼 따뜻하다.
시가 짧게 3연으로 끝이 났지만 4연, 5연으로 이어졌더라면 상당히 슬픔이 가득한 시가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하지만 3연에서 과감하게 종료를 시킴으로써 화자의 그리움이 은은하게만 퍼지고 더 이상 슬픔이 확대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이것은 의도된 것으로 떠난 누나가 슬퍼하지 않도록 끝이 나지 않았지만 끝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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