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 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설명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은 1930년 김영랑과 박용철 등이 함께 창간한 시문학 2호에 '내 마음 고요히 고흔 봄길 우에'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 되었다. 이 시는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으며 돌담에 비치는 햇살과 풀 아래에서 흐르는 샘물을 통해 봄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시어의 반복을 통해 음악적인 효과를 주고 있으며, 부드럽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시 감상
나의 개인적인 시 감상을 늘어놓아보겠다.
이 시의 화자는 결국에 하고자 하는 것이 각 연마다 나와있다. 하늘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하늘을 보고 싶다는 것은 지금은 볼 수 없다는 말 아닌가? 그렇다면 하늘을 볼 수 없는 장소는 어딜까? 순간 탁 쳐지는 것이 바로 교도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이 시의 화자는 어떤 잘못으로 인해서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시를 자세히 살펴봐도 시의 화자는 어떤 이상향을 계속 바라고 있고 현재의 모습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서 화자는 죄를 뉘우치고 있는지 단순히 현실도피를 하고 싶은 건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다만, 전체적인 경쾌하면서도 발랄한 느낌까지 오는 시의 분위기상 두 가지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하나는 죄를 뉘우치고 해탈하는 경지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의 하늘을 바라봄으로써 모든 것을 뉘우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번째는 내 해석은 이쪽으로 기울었는데, 화자는 현재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죄를 짓고 수감 중이며 현실에 대해서 제대로 자각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냥 하늘이 보고 싶을 뿐...
그래서, 그의 이상한 정신을 대변하듯이 시는 오히려 즐거워 보이는 것으로 난 해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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